어느 평범한 날에 우리는 만나서 ⓒ섬무 생활감과 적막감이 함께 있는 곳이었다. 유켄 자신이 사는 집 구조와 크게 다르지도 않은 구조에서 이런 감상을 받을 수 있다니. 그는 익숙한 집 안으로 발을 들이며 저도 모르게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집안을 훑어보았다. 신발장 안을 가득 채운 세 사람분의 신발과 정확히 세 사람을 위한 가구. 아버지의 키를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을 만큼 높은 곳에 있는 자질구레한 소품. 옆에는 발 받침대가 놓여 있어 아버지 없이 그곳을 얼마나 자주 쓸고 닦았는지 또한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. 현관에서부터 거실로 이어지는 벽에도 사진은 줄지어 있었다. 옛 동화에 나올 법한 초상이었다면 차라리 아무렇지 않게 여겼을 테지만, 수상이라도 했는지 날짜와 함께 제목이 기록된 명판이 보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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